휴가 5일차, 광복절 아침
밤새 내린 비는 사선으로 내렸는지
타프 안쪽으로 두고 잔 신발들도 온통 빗물에 젖어있던 아침
비가 내리고 있는 아침
우린 길게 왔으니 집에 가는 날만 쨍쨍해서 텐트를 뽀송히 말려 갈 수 있으면!!
지내는 동안 우중캠핑은 상관 없다고 생각하던 때..
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도, 다리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도,
다리 위에도 아무 일 없던 때.. (06:40)
아직까진 심각하지 않으므로 화장실 다녀오는 길에 모닝갬성샷♡
옴총 부지런하신 사장님은 이미 활동중이셔서 얘기 나누게 됐는데
"어제" 들어오신 이웃 사이트는
"오늘" 새벽 여섯시에 다 싸서 철수 하셨다고.. ㄷㄷㄷㄷㄷ
(오늘이 퇴실 날짜였다고 함 / 사진 찍은 시각은 오전 7시가 되기 전)
비는 많이 왔지만 바람이 없어서 간밤에 무사했던 우리 #로크 #랏지 #블랙제이드
어제 밤 타프 안쪽으로 짐 모아두면서
바람 많이 불면 1인 1폴대 붙들고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다행.
텐트 안에 누워 듣는 빗소리는 마치... 뭐랄까.....
끓는 기름 속 새우튀김이 된 느낌이랄까...? ㅋㅋㅋㅋㅋ
어린이들 먼저 먹여 들여보내고 어른이들 타프 아래 옹기종기 모여 라면~
사선으로 들이치는 비를 막고 싶었을 뿐이고 ㅋㅋㅋ
원래도 난민촌 같았는데 점점 더 난민촌 같아지고 있...;;;;
식후 모닝커피 ♡
원래 이런 분이 아니셨는데 이제 양푼에 국자째 주시는 ㅋㅋㅋㅋㅋㅋㅋ
09:45 끝도 없이 내리는 비에 계곡물 불어나는게 눈에 보이고 있음
10:34 다리 아래 구멍이 점점 좁아짐
11:00 다리 오른쪽으론 물이 넘어오고.. ㅠ_ㅠ
비가 와서 바깥 활동이 어려우니 어린이들은 놀이방으로 피신
와이파이 잡혀서 옴총 좋았을듯 ㅋㅋㅋㅋㅋ
11:43 다리 위로 물이 넘치고..
사장님이 다리 위론 물이 넘쳐도 사이트까진 절대 안넘친다고
걱정 말라고 하셨지만 불안하기 시작.. ㄷㄷㄷㄷㄷ
12:10 물이 더 많이 올라오는듯
12:15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심상치 않다....
12:20 사이트 (흙바닥) 바로 앞, 바위 위로 못보던 물줄기가 생겼고 ㅠㅠㅠㅠㅠ
12:50 경차와 세단은 다리를 못 건너는 지경이 되었음..
13:45 비야 그만와.... ㅠ_ㅠ
13:55 미리 통화를 안 하고 오신건지
도착은 했는데 물에 잠긴 다리를 건너지 못하는 카니발과 사장님 부부 ㅠ_ㅠ
그와중에 우리는 치킨을 주문했고 -_-;;;
치킨은 소듕하니까;; 관리동까지 차량으로 이동, 치느님을 모셔오고
차에서 내려 타프까지 비 맞지 않게 조심조심..
14:05 카니발 뒤로 등장한 suv..
두대 모두 대기하다가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돌아가셨음.. 힘들게 오셨을텐데 ㅠ_ㅠ
14:27 사이트 코앞 물줄기마저 콸콸콸.. 이러지뫄....... ㅠㅠㅠㅠㅠㅠㅠ
.. 해마다 태풍 온다는데 일기예보 무시하고 계곡 놀러가서 고립되고
119 대원분들이 줄잡고 계곡물 건너 구조해주는 뉴스 화면이 떠오르고 막......
14:55 안그래도 무섭다는데 코앞에서 더 불어나는거 무엇.... ㅠ
15:08 불안한 마음에 돌아가며 "진짜 괜찮은거냐고" 여쭈며
귀찮게 해드렸더니;;; 사이트까지 찾아오신 사장님..
안 넘을거라고 또 한번 안심 시켜주고 가심..
그래도 무섭.. 물 넘으면 다 버리고 대피하기로.. ㅠ_ㅠ
피신시켜둔 어린이들이 놀이방에 잘 있는지 확인할 겸 갔다가 보고 온
관리동 아래 평상들 놓여져있는 계곡 상황도 난리난리;;
18:27 날은 어두워져가는데 비는 그칠 기미가 안보이고..
사이트 앞으로 흐르는 물은 금방이라도 사이트로 넘칠듯 불안불안..
1번 사이트 안쪽 숲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는
사이트 끝쪽 흙을 깎아가며 물줄기를 키워가고 있..... 엉엉 ㅠ_ㅠ
사모님이 주고 가신 옥수수..
뉴슈가같은거 안넣고 찐 맛인데도 쫜득쫜득 뫄이쪙.. ㅠ_ㅠ
18:33 초코우유같은 물줄기가 콸콸콸..
#뜻밖의고립 #뜻밖의재난체험 #태풍개객히
18:57 언제까지 내릴거니...
펼쳐놓은걸 다 정리하자니 날 개면 다시 펴는 것도 일이라,
전자제품이나 값나가는 것들은 차에 실어두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
사모님이 사모님댁 거실에 와서 자도 된다고 하심 ㅠ_ㅠ
우산을 써도 젖어서 추운 밤
아빠들은 가스등에 의지해 추위를 달래보고..
22:30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지만..
콸콸 흐르던 물줄기가 약간 줄어든 것 같은건 기분탓인가..
자다가 물 넘칠까봐 한시까지 지켜보다
수위가 조금 낮아진거 보고서야 잠든..
(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몇번을 깼는지)
인간따위 자연 앞에서 아무것도 아님을,
대자연의 위엄을 느낀 5일차의 밤 ㄷㄷㄷㄷㄷ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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